
엄마 아빠가 꼭 알아야 할 환경호르몬 이야기
비스페놀A·프탈레이트, 우리 아이 건강 지키는 법
아이를 키우다 보면 젖병 선택부터 장난감 구매까지 신경 쓸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특히 요즘 부모님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바로 ‘환경호르몬’ 문제입니다. 비스페놀A, 프탈레이트… 이름만 들어도 어려운 이 성분들, 도대체 무엇이고 우리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걸까요?
환경호르몬이란 무엇일까요?
환경호르몬은 우리 몸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호르몬이 아니라, 산업 활동을 통해 생성된 화학물질을 말합니다. 이 물질들은 우리 몸속으로 들어와 마치 진짜 호르몬처럼 행동하면서 정상적인 호르몬의 작용을 방해하거나 교란시킵니다. 문제는 이런 물질들이 우리 일상 곳곳에 숨어있다는 점입니다.
알아두세요! 환경호르몬은 특히 임산부와 영유아에게 더 위험합니다. 발달 중인 기관과 뇌는 이런 외부 물질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입니다.
비스페놀A, 플라스틱 제품의 숨은 위험
비스페놀A(BPA)는 플라스틱 용기나 캔 내부 코팅재로 널리 사용되는 화학물질입니다. 생수병, 밀폐용기, 심지어 영수증 용지에도 들어있습니다. 이 물질의 가장 큰 문제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우리 몸의 호르몬 체계를 혼란시킨다는 점입니다.
비스페놀A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
- 뇌 발달 장애: 임신 중 노출 시 태아의 사회적 행동에 문제가 생기고, 이는 여러 세대에 걸쳐 유전될 수 있습니다.
- 학습능력 저하: 체내 비스페놀A 농도가 높을수록 읽기, 쓰기, 계산 능력이 저하됩니다.
- 행동문제 증가: 불안·우울 수치와 집중력 문제가 증가하며, ADHD 위험성도 높아집니다.
- 성조숙증과 생식기능 이상: 호르몬 교란으로 인해 정상적인 성장 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놀라운 점은 어린이의 체내 비스페놀A 농도가 성인보다 1.6배나 높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입니다. 아이들이 더 많이 노출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프탈레이트, 부드러운 플라스틱 속 독성물질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고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가소제입니다. 장난감, 화장품 용기, 바닥재, 심지어 향수와 헤어스프레이에도 들어있습니다. 비스페놀A와 함께 가장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으로 꼽히는 이 물질은 아이들에게 특히 더 위험합니다.
프탈레이트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
- 자폐스펙트럼장애 위험 증가: 임신 중 노출 시 자녀가 자폐 특성을 보일 위험이 높아집니다.
- 성장 발달 저해: 태아기 노출은 출생 후 정상적인 성장을 방해하며, 특히 근육 발달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 뇌 발달 이상: ADHD를 악화시키고 공격성, 충동성 같은 행동 문제를 일으킵니다.
- 호르몬 교란: 남성호르몬 작용을 저해하고 생식기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중요! 국립환경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영유아의 프탈레이트와 비스페놀A 농도가 성인보다 2~3배 이상 높게 나타났습니다.
일상 속 환경호르몬, 어디에 숨어있을까?
비스페놀A
- 플라스틱 물병·용기
- 캔 음료·통조림
- 영수증 용지
- 에폭시 코팅재
프탈레이트
- PVC 장난감
- 비닐·랩
- 화장품·향수
- 바닥재·건축자재
우리 아이 지키는 실천 방법
주방에서
뜨거운 음식이나 액체는 유리, 도자기, 스테인리스 용기에 담으세요. 플라스틱 용기는 전자레인지에 절대 사용하지 마세요.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할 때는 내열 온도가 높은 제품을 선택하고, 특히 기름진 음식은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 용품 선택할 때
장난감은 KC 마크와 제조연월, 주의사항이 제대로 표시된 제품을 구매하세요. ‘입에 넣지 말라’는 경고가 있는 제품은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젖병은 BPA Free 제품을 선택하고, 천연 소재의 장난감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세요.
생활 습관
물을 자주 마시면 체내 환경호르몬 배출에 도움이 됩니다. 집안을 자주 환기하고 청소해서 먼지 속 프탈레이트를 제거하세요. 화학성분이 많은 제품 대신 천연 비누와 세제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영수증을 만진 후에는 꼭 손을 씻도록 하세요.
정부의 규제는 어떻게 되나요?
우리나라는 2009년부터 젖병 제조 시 비스페놀A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어린이 제품에 대해서는 프탈레이트 6종의 총합이 0.1%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2020년부터 영수증 용지에 비스페놀A 사용을 금지했으며, 우리나라도 이러한 규제를 점차 강화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마무리하며
환경호르몬을 완벽하게 피하기는 어렵지만, 조금만 신경 쓰면 노출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보세요. 가장 중요한 것은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현명한 선택입니다. 오늘부터 우리 집 플라스틱 용기를 한번 점검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 본 글은 국립환경과학원, 서울대병원,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의 공식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한 경우 병원을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